부산 깡통시장 쫀득 숙성회 & 에비수 생맥집 - 갓포신
깡통시장에 놀러갔다가 제대로된 데이트 식사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분위기 있고 깔끔하면서 맛있는 숙성회를 하는 일식 술집을 찾다가 발견한 집입니다. 깡통시장 숙성회 맛집 갓포신입니다.
저는 5시 몇 분에 갔음에도 자리가 만석이라 다찌석에 앉았습니다. 저는 남편과 2인이 갔기 때문에 다찌석이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쉐프가 앞에서 저희와 소통해 주면서 세심하게 음식의 상태나 만족도를 체크해 주니 좋더군요. 부드러운 죽과 신선한 샐러드로 시작하는 식사 오랜만이라 산뜻하고 좋았습니다.
이어 첫번째로 나온 것은 숙성 사시미입니다. 저희는 2인이지만 2인용보다 좀 더 넉넉한 사이즈를 시켰습니다. 집에서는 야채를 잘 챙겨먹지 못하기 때문에 스시 밑에 가득 나온 야채들이 반갑더군요. 전체적인 생선들의 숙성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모두 좋은 편이었습니다. 특히 흰살 생선 광어가 완벽하게 숙성되어 있었습니다. 최근이 아니라 제 인생 중 맛 본 광어 숙성회 1위입니다. 쫄깃 쫀득한 식감에 감칠맛까지. 말로 표현이 되질 않습니다.
그리고 갓포신에서 감동한 것은 술 세팅입니다. 맥주도 맛있는 에비수 생맥이어서 좋았고 한 잔을 시켜도, 두 잔을 시켜도 거품 황금비율과 옆 잔 상태와 맞춰 따라주시는 점이 좋았습니다. 코스터 열을 맞춰 놔 주시는 모습까지. 애주가로써 이런 사소한 모습 하나 하나에서 감동적이더라구요. 여기에 저렴한 소주 한 병을 시켜도 주석 술 주전자를 준비해주시는 이 세심함. 이 날 술을 많이 안 마셨음에도 이렇게 세세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심지어 저는 이 곳 단골도 아니고 걸어가다가 우연히 처음 방문한 날이었거든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이 가게 단골 정말 많으시겠구나.'
그리고 술 냉장고를 찍어오진 못했는데 정말 다양한 술을 구비해 놓으셨더라구요. 쿠보타 센주 같은 기본적인 술부터 정말 층마다 줄마다 달라서 모두 기억하진 못하는데 다양하게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가게 규모 대비 이 정도의 술 종류를 취급하기 번거롭고 쉽지 않은데 정말 한 켠으로는 감사하더라구요. 노력하고 신경쓰시는 게 티가 납니다.
고등어 봉초밥과 우니... 말잇못입니다. 사라져버리고 녹아버리는 부드러운 음식들. 음식이 뭘 시켜도 풍족하게 나오길래 처음부터 시키지 못하고 중간 중간 추가해 본 단품 메뉴입니다. 둘 다 추천.
후식 개념의 우동과 튀김입니다. 일식집들은 다들 제면소를 다니시나요? 일반 우동집보다 스시 먹으러 갔다가 먹는 우동이 정말 맛집 우동 뺨치게 쫄깃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우동도 튀김도 눈 감았다 떴더니 사라졌습니다. 평범을 윗도는 재료의 맛을 살린 메뉴들이었습니다. 사시미를 먹다가 따뜻한 메뉴가 나오니 조화를 이루면서 후루룩 들어가더군요. 눅눅하지 않고 갓 만든 우동. 갓 만든 튀김이 느껴지는 요리였습니다.
나오면서 찍은 2층 외부 모습입니다. 갓포신은 내부 분위기도, 쉐프님도, 음식도, 서비스도 만족했습니다.
2022 소비자산업평가 상도 받으셨나보네요. 메뉴는 근래 물가가 오르다보니 조금 가격인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들어가기 직전 검색해 본 금액과 실제 금액이 달라 조금 놀랐어서 참고차 올립니다. 인플레이션 뉴스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외식 물가가 올랐네요. 흑.
깡통시장 숙성회 스시/사시미 찾으신다면 추천.
제대로 배우신 쉐프님, 다양한 술, 잘 숙성된 스시, 차분한 분위기.
시끄럽지 않아서 데이트하기 좋았음
부산 번화가쪽이라 가격대는 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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