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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청귤 제스트, 시소의 상큼함이 있는 스시 오마카세 - [종로/북촌] 스기모토

상큼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스시 오마카세, 스기모토

스기모토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는 익선동쪽에 숙소를 잡고 돌담길 구경하면서 걸어다녀왔어요. 좋은 지인과 담소를 나누며 식사하기 알맞은 스시 오마카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추천드릴만한 오마카세입니다. 사진 순서는 다소 섞였을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전체적으로 스시의 퀄리티가 매우 좋았고 식사로도, 술안주로도 넉넉한 양이 나와 정말 배부르고 기분좋게 먹고 나왔습니다. 대만족. 쉐프가 특이사항이 있는 손님에게는 메뉴를 부분적으로 변경해 잘 대응해주시더라구요.

차나 대중교통으로 닿기 아주 좋은 곳은 아닙니다. 역에서 약 5~10분만 걸으면 되지만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가는 날 날씨 운이 좋지 않아 비가 왕창 내리는 날 가서 집에 가는 길에 옷이 다 젖었습니다. 하지만 눈/비로 이렇게 날이 험악한 날은 많지 않으니 좋은 날 골라서 기분좋게 산책하듯이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 11월 중 주말 오후 6시 30분으로 예약해 다녀왔습니다. 저녁타임이라 만석이었습니다. 약 20분가량 일찍 도착했는데 자리 안내해주시고 쉴 수 있도록 차를 내어주셔서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조명부터 내부 톤과 분위기도 차분하고 은은했습니다.

점심 오마카세 12만원. 저녁오마카세 20만원입니다. 사케 및 와인 등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테이블링 어플을 통해 예약했고 식사 후 식사비 전체를 결제하면 예약비는 테이블링을 통해 다시 환불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깔끔한 도마에서 바로바로 만드는 모습을 보며 먹을 수 있습니다. 기분좋은 첫 점. 적당히 잘 숙성되어 깔끔하고 담백합니다.

내장 소스에 찍어먹을 수 있도록 나온 전복입니다. 올려진 전복이 야들하게 잘 쪄졌습니다. 따스하게 뎁혀나와 온도감도 좋았습니다. 크리미한 기린 이치방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전복만으로도 한 잔 끝낼 정도로 고소하고 좋았습니다.

중간 중간 오늘 이용할 신선한 재료를 테이블을 돌며 보여주십니다. 새우의 선도가 특히 좋아보이네요.

샌드위치로 분위기 전환을 한 번 해줍니다. 그릇부터 전체적인 모양과 맛까지 조화롭습니다. 작은 샌드위치 하나까지도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맑은 스이모노가 한 번 나오고 부위 좋은 참치가 나옵니다.

전 메뉴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맛도 있었던건 우측의 청귤 제스트를 뿌린 한치입니다. 자칫 느끼하거나 질릴 수 있는 스시들 중간에서 상큼하고 독특한 생기를 불어 넣어줍니다. 인위적인 상큼함이 아닌 자연적이면서 신선한 기분이었습니다.

오늘 성게는 보스톤 성게를 사용했다고 하시네요. 성게알은 크게 쌉싸래하지 않고 부드럽고 크리미한 식감이었습니다.

기본으로 나오는 참치와 전갱이. 제가 비린 생선에 약한데 전갱이도 잘 손질해 주셔서 크게 비리다는 느낌 못받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진한 미소국과 옥돔튀김. 겉 결이 살아있게 튀겨져 바사삭 씹히는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크기가 컸으면 느끼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딱 바삭하게 즐길만한 적당한 사이즈였습니다. 생선보다 바삭한 감자칩을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바삭하게 잘 튀겨졌습니다.

가끔 비릴 수 있는 생선에는 시소 등이 뿌려져 나왔는데 깻잎과는 또 다른 신선한 쌉싸래한 맛이 스시와 잘 어울렸습니다. 단새우는 한 입 깨물자마자 담백한 단맛이 느껴집니다. 언제 먹어도 극호네요.

큰 고등어를 손질해 나온 고등어 봉초밥입니다. 손 크기와 비교해보세요. 정말 큼직하게 나오더군요. 고등어야말로 선도가 좋지 않으면 비릿내가 많이 나는 생선인데 이날 고등어 상태도 좋았고 비린맛 크게 느끼지 못하고 즐겁게 먹었습니다.

참치뱃살에 무를 갈아 함께 나오는 네기토로가 기억에 남는 맛이 좋은 한 점 이었습니다. 장어도 잡내없이 깔끔.

디저트군입니다. 쫄깃한 한입 국수부터 아이스크림, 양갱까지 깔끔한 코스의 마무리였습니다.

처음 예약시엔 서울 중앙이다보니 자리 값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말 황금시간, 이 위치에 이 퀄리티, 음식 양이면 디너 20만원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디너는 돈을 더 받아야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네요. 옆에 데이트 및 소개팅 오신 분들이 있더라구요. 일상에서 자주 가지는 못해도 좋은 날 지인과 좋은 술 마시며 가기 좋은 곳입니다. 재방문의사 있습니다. 추천!